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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란..

by 하기오스 2016. 1. 28.
페북에 올라온 한 목사님의 글이 도전되었다..
공동체.. 온전한 공동체에 대해 수없이 생각해온 생각들과 너무도 유사한 내용을 언급하고 있어서.. 충분히 공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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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대형교회 목사다^^ 물론 루터교회 기준이다. 우리야 매주일 예배 때 설교와 함께 성찬을 반드시 해야 하기에 200명이면 이 기준에 확실히 부합한다. 좀 더 솔직히 고백하면, 2백명도 버겁다. 왜냐하면 그 숫자 이상으로는 진심어린 성찬을 나눌 수도 없고, 그렇게 2백 명 이상의 신자에게 성찬을 하려다가 길어진 예배시간은 루터 말대로 ‘영혼을 피곤하게 만들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신학적으로 보자면 ‘교회는 거룩한 공동체(Gemeinde)’라는 신학적 명제를 위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교회를 공동체의 뜻인 ‘게마인데’라고 정의한다. 이 말을 추적해보면, 그리스도 안에서 ‘영적인 동시에 물질적 소통이 일어나는 관계’라는 뜻까지 소급된다. 더 쉽게 풀어보면 교회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정을 나누는 관계 공동체’라는 의미로 읽어 내릴 수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신자상호간에 정을 나누지 못하는 관계라면 ‘교회공동체’(Gemeinde)라는 말을 사용하기 어렵다. 여기서 '신자'란 만인사제직의 기준으로 보자면, 결국 목사도 그 안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목사가 자기 교회의 신자가 누구인지 모르고, 그 사람의 형편을 모르고 있다면 교회라는 이름표를 달기 어려워진다. 이것을 역으로 바꾸어도 마찬가지다. 제 아무리 유명하고 평판 좋은 목사가 있는 교회 교인이라고 해도 자기가 출석하는 교회 목사와 정을 나누지 못할 구조라면 문제가 있다.

주일 예배 끝나고 나가는 길에 악수 한 번 하는 정도? 목사와 담소 나눌 기회가 원천 봉쇄된 교회? 목사 사무실 문 열고 들어가 커피라도 가볍게 하는 것은 고사하고, 목사 면담이라도 한 번 하려면 여러 승인 단계를 거쳐야 하는 시스템? 주일 설교도 모니터로 보고 돌아가야 하는 교회? 나는 목사를 아는데, 목사는 내가 누군지 모르는 교회?

글쎄다.

영적-물질적 소통이나 상호 부대끼며 정을 나누는 교회공동체가 아니고, 유명한 목사의 설교가 일방적으로 직진하는 시스템이라면, 그건 ‘인터넷 종교 강좌’나 매한가지 아닐까? 인터넷이나 방송설교라면 차라리 내 시간에 맞춰서 듣고 싶을 때를 취사선택해서 고를 수라도 있지만.....

물론 몇 천 명, 몇 만 명하는 교회는 이미 일종의 ‘생태계’가 구축되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체험하고 감당할 수 있는 큰 소명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목사의 일방적인 종교강연을 듣기 위해 찾아가는 곳은 아니다. 기본은 ‘신자 상호간의 공동체’가 분명하다. 그런 관계를 기초로 소위 말하는 '교회가 해야 할 일'을 진실되고 힘차게 수행하는 것은 아닐까?

하긴 나 같은 루터교회 목사가 모르는 뭔가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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